[클로즈 업]아마존 닷컴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04분


“아직 미약하지만 e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언젠가 히트를 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하다.”

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2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영어권 최대의 도서 견본 시장인 북엑스포 아메리카(BEA) 개막 연설자로 나서 한 ‘예언’이다. 출판사, 에이전트, 수입상 2000여 곳이 참여한 이번 행사의 최대 관심사가 전자출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선이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을 만든 베조스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뽑히면서 e비즈니스의 상징적 존재로 여겨져 왔다.

500여명의 출판인이 참석한 개막 연설에서 베조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필두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e북이 어떤 형태로 자리잡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이밖에도 전자 해적판, 디지털 저작권, 화상 구현의 질 향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베조스 자신도 다른 출판사와 공동으로 e북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조스는 최근 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아마존이 체인점을 만들어 실물 경제에 뛰어들 것이란 소문을 일축했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향후 10년 후에야 소매 거래 중 15% 정도를 전자상거래가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아무리 전자상거래가 발달하더라도 최상의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인 대면 접촉을 통한 거래를 제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또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망을 낙관하면서도 홍보에 의존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만도 인터넷 기업은 자본 증자를 통해 6000만 달러를 모았지만 그중 절반을 TV광고에 써 버렸다. 갈수록 자본 유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광고를 통한 브랜드화 전략은 한계점에 왔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지금까지 기업들은 마케팅비와 소비자 관리 비용을 7대 3 정도로 나눴지만 조만간 3대 7로 바뀌지 않으면 많은 기업이 문을 닫을 것”이라며 소비자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카고〓윤정훈기자> 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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