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호암상 사회봉사 수상 獨 백혜득수녀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0분


제10회 호암상의 사회봉사부문 수상자 백혜득(白惠得·본명 하이디 브라우크만·57)수녀는 독일인이다.

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것이 66년. 사람들은 가난했고 거리에는 고아들과 병자들로 가득했다. 청계천변의 판자촌에서 야학교사로 영어를 가르치던 그녀는 좀더 적극적인 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성라자로 마을로 내려가 결핵환자를 돌보다 결핵에 감염돼 투병생활을 하기도 했다. 태부족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안타깝게 여긴 그녀는 자신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가톨릭의대에 입학, 의사면허까지 땄다.

백수녀는 70년대초 천주교 원주교구장이던 지학순주교의 병수발을 하다 군부정권에 ‘찍히기도’했다. 체류연장이 허락되지 않아 영국으로 건너가 흉부내과 수련을 마치고 귀국한 뒤 달려간 곳이 원주.

환자들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한 것이 어언 20여년. 지금은 원주 제천 고창등 다섯 곳에 오갈 곳 없는 노인환자와 장애인들을 치료하는 ‘사랑의 집’과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중이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밥만 주면 됐는데 요즘은 정신적으로 배고픈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먹고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데도 울화와 분노를 그대로 가슴에 안고 눈을 감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풍요의 그늘에 가려진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이 백수녀의 진단이다.

그녀의 수면시간은 하루 3∼4시간. 그저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을 준다기에 받을까 말까 고민했었다는 백수녀.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귀한 상을 주신다니 우리가 하는 일을 대접해 주시는 것 같아 받기로 했어요. 그나저나 병동이 모자라 도움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선물을 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