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韓投-大投에 연말까지 5조원 지원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38분


수조원대 부실을 안고 있는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5조원 안팎의 공적자금이 다음달 초부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이 재원은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함께 조달하며 두 투신사는 6월중 증권사(판매사)로 전환되고 운용부문은 별도 회사로 분리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9일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과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두 투신사에 6월부터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5조원 안팎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되 정확한 부실규모와 투입 공적자금 규모, 단계별 투입시기 등은 실무협의를 거쳐 12일 금융정책협의회에서 결정키로 했다.

투입할 자금은 예금보험공사가 △여유자금과 보유자산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하거나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부실채권 정리기금 3조∼4조원을 차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달된다.

이와 관련,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예금공사는 자산관리공사로부터 3조원 가량을 빌려 이중 1조5000억원은 두 투신에 증자 형식으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나라종금 대지급, 제일은행 추가부실 보전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국장은 또 “예금공사가 시장에 부담을 주는 무보증채를 발행하지는 않을 것이며 추가 공적자금 조성을 위해 6월 국회에 동의안을 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두 투신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투자자 손실분담 원칙을 정부 스스로 저버린 첫 사례인데다 투신정책 실패를 혈세로 메우려 한다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대투의 김종환사장은 이달 주총에서 퇴진하게 되지만 한투의 이종남사장은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현직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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