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이 와중에 상한가? 폭락장속 은행주-관리종목 상승세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40분


국내 증시 사상 최대로 폭락한 17일에도 일부 종목은 마치 ‘전쟁터에 피어난 꽃’처럼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른 종목에는 관리종목과 우선주가 대거 포함돼 ‘시장의 질’이 악화된 것을 반영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시장에서는 가치주 상승의 선도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상승세를 보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대우증권이 13만주를 매입해 대주주에게 갚아야 하는 성도이엔지처럼 ‘올라야할 사연’이 있는 건전한 종목도 있었다.

▽관리종목과 우선주 강세〓거래소시장 상한가 17개 종목 가운데에는 관리종목이 8개 포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한가 32개 종목 가운데 8개가 관리종목. 코스닥시장에서는 투자유의종목 4개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우선주는 거래소 상승종목 45개중 22개, 코스닥 상승종목 49개 중 5개가 각각 포함됐다. 이 중에는 주가 1000원 미만이 다수 포함돼 ‘혼란을 틈타 전리품을 노리는’ 투기거래자들의 집중공략 대상이 됐다는 분석.

▽신규종목과 은행주 상승세〓쌍용정보통신과 무한투자 대성미생물연구소 등은 코스닥시장의 ‘뉴페이스’로 신선미가 살아있는 덕분에 상한가종목에 합류했다. 신규종목의 이점이 ‘나스닥 태풍’을 거뜬히 극복한 셈.

거래소의 외환 조흥 광주 주택은행, 코스닥의 기업은행 등 은행주들도 증시의 무게중심이 가치주로 이동할 것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붙어 올랐다. 개장 초반에는 대부분의 은행주가 상승했으나 오후장 들어 되밀리는 양상이 나타나 상승종목이 줄었다.

▽상승이 불가피한 경우〓코스닥의 성도이엔지는 최근 우풍상호신용금고가 공매도한 13만주를 대우증권이 결제하지 못해 화제가 됐던 종목. 대우증권은 성도이엔지의 대주주인 서인수 사장으로부터 13만주를 빌려 결제를 마쳤다.

문제는 대우증권이 시장에서 13만주를 매입해 서사장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점. 양측은 상환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13만주를 반드시 사야 한다는 예고된 재료 때문에 증시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급등세를 보였다.

▽전통 종목과 뮤추얼펀드도 올라〓우경철강 원풍물산 영화직물 신화직물 등 ‘구경제’를 대변하는 듯한 종목들이 상한가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종목마다 재료가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반사이익을 노린 것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실크자산2호와 유리피아이1호 옵티멈전환2호 등 일부 뮤추얼펀드도 덩달아 올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심리가 크게 혼란스러워진 탓에 발생한 해프닝으로 해석.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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