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월드]백인 5인조 보이그룹 '엔 싱크' 열풍

  • 입력 2000년 4월 2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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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와 조성모가 잠시 활동을 중단해 잠잠해진 국내 가요계와 달리 미국에서는 멤버 구성과 앨범 판매량 신장세에서 이 둘을 합쳐놓은 듯한 그룹이 팝계를 뒤흔들고 있다. 데뷔 3년차 보이그룹 ‘N Sync(엔 싱크)’.

‘H.O.T.’처럼 저스틴 팀벌레이크, 제이시 차세즈, 조이 페이턴, 크리스 커크페트릭, 랜스 베이스 등 5명으로 결성된 ‘엔 싱크’는 3월 21일(현지시간) 발매한 2집 ‘No Strings Attached’(우린 꼭두각시가 아냐·국내 7일 발매)를 1주일 만에 240여만장을 팔아치웠다. 이는 음반 판매량 집계기관인 미국 ‘사운드스캔(Soundscan)’의 조사를 빌보드지가 1991년부터 공식적으로 인용하기 시작한 이래 1주일 최고 판매량. 이전까지의 최고 기록은 이들의 선배 겸 라이벌이자 같은 음반사(자이브·Jive 레코드) 소속인 5인조 보이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가 지난해 ‘Millennium(천년)’을 발매하면서 세운 113만여장이었다.

이에 팝계는 지난해 ‘Millennium’이 1000만장 이상 팔린 것을 들며 ‘No…’는 최소 1500만장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롤링 스톤’ 등 미국의 유력 대중음악 잡지들은 그들의 앨범 타이틀곡인 ‘Bye Bye Bye’(현재 빌보드 싱글차트 5위)를 빗대어 “팬들이 그들의 앨범을 사고 사고 또 사고(Buy Buy Buy) 있다”며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노래 선곡이나 무대 스타일 등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미국 백인 5인조 보이그룹의 코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댄스를 앞세워 R&B(리듬앤블루스)와 발라드를 양념처럼 얹는 방법을 택한다. 타이틀곡 ‘Bye Bye Bye’가 전혀 부담없는 적절한 비트와 귀에 척척 감기는 보컬 등으로 무장한 것도 ‘뉴 키즈 온더 블록’ ‘테이크 댓’ 등 선배 보이그룹들과 별 다를 것이 없다.

때문에 팝계에서는 오히려 ‘엔싱크’의 소속 음반사인 자이브 레코드의 마케팅 전략에서 이들의 성공 원인을 찾는 이가 많다. 소니, BMG, 유니버설, 워너뮤직 등 거대음반사에 소속되지 않은 ‘인디 레이블(독립 음반사)’인 자이브는 가수의 홍보포인트에 잘 맞는 다른 나라의 음반사와 1∼2년 단위의 계약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엔싱크’ 외에도 ‘백스트리트 보이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10대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젊은 가수들을 집중 육성해 지난해에는 이 세 팀의 음반만 2400여만장을 팔았다. 이는 머라이어 캐리나 셀린 디옹이 소속된 ‘콜롬비아’와 산타나의 ‘아리스타’ 등 대형 음반사들과는 다른 ‘틈새 전략’. 자이브 레코드의 수석 매니저인 톰 카라바는 “소속 가수들이 젊은 만큼 앨범 발매 한 달 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엔싱크’는 발매 10주 전부터 라디오에, 8주 전부터는 MTV 등에 집중 출연시킨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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