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두산 김영수 '부활투'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두산에 김영수(25)란 투수가 있다.

국가 대표 출신 왼손에다 150㎞의 빠른 공을 뿌려 97년 입단 당시 팀의 기대를 잔뜩 모았던 투수. 고교 시절엔 현역 일본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은 마쓰이(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맞대결, 연속 삼진을 뽑아내 마쓰이로부터 “한국에 괴물 투수가 나왔다”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입단후 3년동안 59경기에 출전해 단 1승도 없이 2패.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그저 그런 투수’로 전락해 버렸다.

문제는 컨트롤. ‘삼진 아니면 볼넷’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포수들은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다”며 불안해했다.

그런 김영수가 올시즌엔 ‘사고를 한번 칠 것’ 같다.

시범 경기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동안 볼넷이 불과 2개 밖에 안된다. 26일 잠실 LG전에선 5안타 2실점했지만 삼진 5개를 잡아내며 5이닝 동안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시속은 147㎞.

19일 마산 한화전에서 5이닝 3안타 무실점 한데 이어 두 번째 선발 등판 합격점. 김영수는 경기전 “더 이상 공을 ‘패대기’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두산 김인식감독은 이미 그를 올시즌 선발투수로 점찍어 놨다.

이날 경기에선 김영수-김유봉-이혜천 등 젊은 투수들이 굳게 마운드를 지킨 두산이 LG를 6-3으로 눌렀다. 사직에선 롯데가 해태를 14-6으로 대파했고 대전에선 한화가 8-4로 승리.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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