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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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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유엔이 ‘세계 물의 날’을 제정한 것도 물 위기에 대처하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22일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세계 92개국 환경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물 포럼’이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21세기를 위한 물’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 물 포럼은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공동협력 방안과 기본적인 물 수요의 충족, 수자원 가치의 가격화, 국제적 물 분쟁지역에서의 국제협력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유엔이 분류한 물 부족국가군(群)에 속한다. 지금처럼 ‘물 쓰듯 물을 쓰는’ 추세라면 머지않아 물 기근국가가 되리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인당 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그 동안의 물 정책이 공급확대 일변도였고 수도요금 또한 생산원가를 크게 밑도는 불합리한 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국민이 인식하는 물 문제는 공급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수요관리가 핵심이 되고 있다. 수자원 확보를 위한 댐 건설이나 저수지 축조에는 한계가 있다. 주민 반대와 과다한 보상비, 자연보호, 환경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그동안 찬반 논란을 벌여온 동강댐 건설을 당정 협의를 거쳐 백지화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도 물 관리체계의 큰 틀을 바꿀 때가 되었다. 공급의 확대보다 합리적인 수요관리와 효율적인 이용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소비의식 변화가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절수기기 및 중수도 설치 확대, 노후수도관 교체 등을 통한 강력한 절약시책의 추진과 함께 절수형 상하수도 요금체계의 도입 등으로 물의 소비행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정부의 물 관리 행정체계의 통합조정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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