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투자 短期 집중…외환시장 "불안"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최근 물밀 듯 들어오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단기자금 성격이라는 징후가 뚜렷하게 포착돼 외환관리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6일 한국은행과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3일 외국인투자자들은 8558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중 7000억원 가량은 1∼3개월 뒤에 투자자금을 달러로 돌려받는 스와프거래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스와프거래는 일단 달러를 들여와 주식투자를 위해 원화로 바꾼 뒤 1∼3개월 뒤에 다시 일정 가격으로 달러를 사겠다는 선물거래 약정을 맺는 환매조건부 형태의 외환거래다. 즉 이 기간 동안만 투자하고 다시 자금을 빼내갈 가능성이 높은 형태의 거래라는 것이 한은과 외환딜러들의 분석이다.

스와프거래는 주로 일정 기간의 환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최근에는 헤지펀드 등이 주식 단기거래를 위해 해당국의 통화를 일시적으로 차입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각각 4765억원과 2473억원씩 집중 매입했는데 주로 1개월짜리 스와프거래 형태로 외환결제가 이뤄졌다”며 “양사의 경우 해외 주식예탁증서(DR)보다 원주(原株)가 훨씬 싸기 때문에 DR를 팔고 이 대금으로 저평가된 반도체주를 집중 매입, 단기차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이같은 형태의 스와프거래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외국 주식투자자금의 평균 투자기간이 7∼8개월인 점을 감안할 때 1∼3개월은 단기자금 성격이 강한 것으로 그만큼 국내시장이 외국인 자금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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