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교통정보 부족 출근길선택 운 맡기고

  • 입력 2000년 1월 11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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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전 7시반경 경기 의정부시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출근하는 회사원 이창재씨(32)는 출근길을 어디로 택하느냐를 놓고 갈등을 겪는다.

교통상황에 따라 동부간선도로를 탈 것인지 동일로를 타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어디가 덜 밀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출퇴근땐 정보 전달만"

교통방송을 들어봐도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결국 운에 맡기고 어느 한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교통대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교통 정보가 절대 부족해 운전자들은 더욱 불편을 겪어야 한다.

교통전문 방송인 교통방송도 교통상황을 전체적으로 알려주기에는 역부족. 교통방송 편성비율을 보면 하루 23시간 방송가운데 교통정보 53.6% 교통교양 25.3% 음악오락 13.6% 뉴스 5.3% 등이다.

‘교통교양’ 항목이 주로 교통 관계자나 화제의 인물과의 인터뷰나 교통캠페인으로 채워지는 것을 고려하면 순수 교통정보는 겨우 절반을 넘는 셈이다.

교통방송 관계자는 “출퇴근시간대의 경우 평균 80% 이상이 순수한 교통정보”라며 “교통 정체지역에 관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지만 서울이 워낙 넓어 빠지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100여억원의 시민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방송이지만 시민들이 방송을 들으며 체감하는 정보량은 절대부족이다.

개인택시 운전사 이모씨는 “출퇴근 시간대만이라도 노래 등을 빼고 ‘50분 교통전망대’식의 교통정보 중심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대로 교통관제센터에서 운영하는 13곳의 전광판도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2곳을 빼고는 전광판이 모두 올림픽대로 내에 위치해 실제 올림픽대로가 막힐 때 다른 곳으로 우회하기 힘들기 때문.

◆상황 응답전화 불통 일쑤

올림픽대로 상황을 알려주는 20회선의 자동응답전화(ARS·02-554-0088)도 통화량 폭주 등의 이유로 불통되기 일쑤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정보를 얻지 못한 운전자들이 한곳으로만 몰리니 정체가 더 극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시 교통정보센터(02-720-0117)의 교통안내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순환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교통정보를 전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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