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PO4강 먹이사슬]엇갈리는 우승셈법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8시 50분


“누구든 오라. 그러나 기왕이면….”

프로축구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수원 삼성. 시즌 전관왕을 목표로 역대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어느 팀과 맞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내심 부천 SK와의 맞대결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부천 역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전남드래곤즈와 부산 대우중 전남의 승리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정규리그 포스트시즌 4강이 확정된 가운데 이처럼 각 팀 프런트의 ‘필승 셈법’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수원은 부천과 올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 3승무패(10득점 2실점)의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즌 통산 전적도 5승1패(17득점 5실점)로 압도적.

특히 득점 단독 선두(14득점)를 달리고 있는 샤샤가 7골을 부천전에서 빼낸 만큼 부천과의 챔피언결정전 성사가 득점왕 레이스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반면 전남과는 정규리그 2승1패(4득점 2실점)로 근소한 우위를, 부산에는 1승2패(1득점 3실점)로 오히려 밀리고 있다.

부천은 전남에 정규리그 2승1패(7득점5실점)로 다소 앞서고 있다. 부산과는 정규리그 1승1패(2득점 1실점), 시즌 통산 2승2패(4득점 3실점)로 호각지세.

부천이 전남과의 맞대결을 바라는 이유는 상대전적 때문만은 아니다. 전남은 정규리그 시작때만 해도 최상의 전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세자르 김종현 외에 대부분 주전 선수가 막바지로 가면서 많이 지쳤다는 판단이다.

반면 부산은 막판 뚝심을 발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만큼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물쇠’를 먼저 채운 후 역습을 노리는 부산의 플레이 스타일도 부천에는 껄끄러운 대목.

문제는 ‘공은 둥글다’는 것. 수원의 부천전 승률이 통계적으로는 80%가 넘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각 팀의 ‘필승 셈법’도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과 다를 바 없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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