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월간 논술교재 ‘독서평설’ 강현철 편집부장

  • 입력 1999년 9월 15일 14시 06분


“수능시험만 끝나면 논술학원이 붐비고 ‘족집게 논술과외선생’이 활개를 치지만 학생을 상대로 한 사기에 불과하죠.”

㈜지학사의 월간 논술교재 ‘독서평설’의 강현철편집부장(35)의 주장이다.

그는 “논술시험의 목적이 자신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것인 만큼 짧은 시간의 논술 ‘암기’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답안지만 봐도 ‘외운’ 모범답안은 표시가 나기 때문.

점차 ‘자격시험’에 불과해지는 수능시험. 대학에선 학생들간의 변별력을 위해 논술을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럼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현재 상황과의 연관성 살펴야▼

강편집부장은 당장 시험을 앞둔 학생이 아닌 경우 고전을 읽을 것을 권한다.

그는 “매끈한 문장과 논리력이 강조된 논술시험 도입초기와 달리 최근엔 얼마나 창의력있고 풍부한 교양을 갖췄는지가 중시되고 있다”며 “고전을 많이 읽으면 풍부한 어휘력과 논리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전을 읽을 땐 항상 현재의 상황과 연결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철인정치사상에선 반드시 현대의 엘리트주의와의 유사점 차이점 등을 찾아보아야 한다는 것. 특히 플라톤의 논지가 왜 옳은지, 대안은 없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반대를 위한 반대논리’도 만들어보면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추천하고 있는 고전 중 쉬운 책 중심으로 읽는 게 좋다.

그러나 논술시험준비를 위한 독서에서도 ‘편식’은 금물. 또 다양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소설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올 겨울 논술시험을 치러야 할 수험생이라면 200여개가 넘는 논술교재 가운데 어떤 걸 고르는 게 좋을까.

▼모범답안 있는 교재 좋지 않아▼

일단 모범답안이 있는 건 좋지 않다. 사고와 논리전개방식이 정형화되기 때문. 차라리 모범답안없이 풍부한 ‘생각거리’만 던져주는 교재가 좋다. 출판사가 믿을 만한지도 중요하다. 특히 한 저자가 인문분야와 자연과학분야를 두루 다루고있는 건 좋지 않다.

또 국민윤리 정치경제 사회문화에 나와 있는 ‘생각해볼 문제’를 직접 써봐야 한다. 생각은 떠오르지만 막상 글로 옮기려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부장은 “아직도 ‘△△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말로 설명하라면 말이 꼬이는 학생들이 많다”며 “훌륭한 논술 교육은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토론을 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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