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해부(9)]'분산투자' 효과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의 격언은 직접투자 뿐 아니라 펀드투자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동아―LG펀드워치팀이 67개 주식형 펀드(수익증권 45개, 뮤추얼펀드 22개)에 대해 조사한 결과, 4개 이상의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은 투자위험을 줄이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펀드의 경우 분산투자효과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아직까지 다양한 펀드상품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펀드매니저들의 운용성향이 대체로 엇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펀드 종류별 분산투자 결과 ◆

분석대상 펀드를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편입비율이 70%이상이면 성장형, 30∼70% 안정성장형, 30%이하는 안정형으로 나눠 수익률과 기준가격의 변동성(표준편차)을 분석했다.

결과는 성장형의 경우 수익률과 변동성이 각각 27%, 2.19%, 안정성장형은 13%, 1.48%, 안정형이 8%, 0.80%를 기록했다.

다시 성장형과 안정형에 절반씩 분산투자했을 때의 수익률과 변동성을 구해보니 각각 17.5%, 1.17%였다. 즉 안정성장형에 전부 투자할 때보다 성장형과 안정형에 분산투자할 경우 수익은 높아지고 변동성, 즉 위험은 줄어드는 효과를 다소 거두고 있다고 볼 수있다.

◆ 어떻게 나눌까 ◆

대한투신 윈윈코리아 홀인원주식 S―19와 동원투신 뉴넥스트 알파주식1에 나눠 투자할 때와 현대투신 바이코리아의 나폴레옹 ST2―1, 르네상스 ST3―5에 분산투자하는 경우를 비교해보자.(표)

자산운용회사가 다른 첫번째 경우는 FWI 등 위험조정후 수익률이 분산투자 전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두번째인 동일회사(현대투신)내의 서로 다른 상품에 분산투자할 때는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이 각각 한 개의 펀드에 집중투자했을 때의 평균값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산운용회사가 같으면 펀드매니저가 다르더라도 같은 분석정보를 이용하고 회사 내부적인 운용원칙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분산투자의 효과가 반감(半減)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몇개의 펀드에 분산할까 ◆

성장형 펀드에만 분산투자할 경우 한 개의 펀드에 투자할 때 부담하는 위험을 100이라 하면 2개에 분산투자할 때는 위험이 93으로, 3개일 때는 90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4개 이상의 성장형 펀드에 나눠 투자할 경우 위험은 88정도로 더이상 줄어들지 않는다.

성장형 안정성장형 안정형 펀드에 분산투자할 때의 위험은 골고루 하나씩 3개 펀드에 가입했을 때 85까지 감소하지만 82이하로는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 박상수 선임연구원은 “최근 다양한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지 않은 편”이라며 “분산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투신사들의 상품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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