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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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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운동은 ‘옷로비’의혹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정개혁 전반을 비판의 도마위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단체들은 ‘옷사건’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내린 김태정(金泰政)장관의 유임결정을 사실상의 개혁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정부가 그동안 목소리를 높여온 개혁이 실제로는 지지부진한 데도 그 원인이 있다.
시민단체들 중에는 정부의 개혁노선이 일부 비난을 받을 때에도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혹은 비판적 지지입장을 보이는 단체들이 많았다. 이들은 건국 이후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과 김대통령이 민주화투쟁에서 보여준 개혁의지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운동을 통해 이들마저도 현 정부에 비판의 포문을 열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참여 단체들은 국내 영향력있는 시민단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비판의 대상도 곧바로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개혁성과를 지켜본 이들이 이처럼 현 정부에 등을 돌린 것은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와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아울러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이를 쉽게 달랠 수도 없을 것같은 상황이다.
시민단체들은 요즘 정권과 민심사이의 괴리현상을 빗대어 ‘국민의 정부에 국민이 없다’며 정부를 나무라고 있다. 정부로서는 어떤 말보다도 뼈아픈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더이상 마이동풍(馬耳東風)식의 ‘버티기’가 아닌, 열린 자세로 사태를 직시해야 옳다. 김대통령이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도록 하기 위해 주변에서도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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