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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2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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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프로야구 해태의 박재용. 그는 타구음을 듣고 순간적으로 볼의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외야수로서는 치명적인 청각장애를 겪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팀의 간판 지명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이적해온 쌍방울의 프로 7년차 내야수 이민호(30). 비록 팀전력은 약하지만 처음으로 중심타선에 기용될 희망에 부풀어 있는 그는 희귀병을 앓고있다.
지난해 시즌중 발가락이 저려오던 게 겨울이 되자 극심한 고통으로 변했다. 발 전체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혈액순환 장애로 신체 일부분이 썩어들어가는 ‘버거씨병’으로 판명됐다.
“모든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여기서 끝낼 수는 없었죠.”
그는 김성근감독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몸상태를 봐가며 훈련을 자율적으로 하라는 김감독의 말에 큰 힘을 얻었다.
훈련이 끝나면 2시간동안 수지침 뜸 등으로 치료를 했다. 상태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다.
러닝을 하거나 수비를 할 때면 주저앉고 싶을 고통이 엄습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방망이만큼은 훨씬 잘 맞았다. 전지훈련 5차례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5할.
올시즌 이민호가 펼칠 또 한편의 ‘인간승리’는 어떤 모습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나하〓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