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엄격한 단속-처벌에도「술취한 핸들」안줄었다

  • 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07분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법원의 엄격한 처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절반 가량이 올해 한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주운전자 10명중 7명은 단속에 걸린 적이 없으며 3명 가량은 불가피한 경우 앞으로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차를 몰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개발연구원 설재훈(薛載勳)연구위원은 동아일보사의 의뢰로 최근 실시한 교통안전 의식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대 도시에서 1천5백38명(남자 1천2백90, 여자 2백4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방 4개대 교수가 조사에 참여했다.

▼음주운전 여전하다〓올해 음주운전을 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44.2%가 있다고 대답했다.

5대 도시중 음주운전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로 54.7%였다. 그 다음은 대구로 52.5%. 서울이 35.5%로 가장 낮았다.

또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운전자 중 73.5%는 앞으로는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26.5%는 불가피한 경우 음주운전을 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앞으로도 음주운전을 할 수 있다는 응답은 여자(20.2%)보다 남자(27.8%)가, 연령별로는 20대(31.3%)가 가장 많았다.

▼주위에서 적극 말리지 않는다〓가족 친구 동료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막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60.9%였다. 나머지는 그냥 놔두거나(12.2%) 걸리지만 말라는 태도(26.9%)를 보인다고 응답했다.

단속을 피하는 방법과 관련해서는 술이 깨거나 단속이 느슨해지기를 기다리는 등 귀가시간을 바꾸는 운전자가 32.9%로 가장 많았다.

평소 귀가길과 달리 단속이 없는 곳을 택해서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람이 27.3%, 술깨는 약을 먹고 운전하는 사람은 7.7%로 조사됐다.

▼반성하지 않는다〓음주운전중 단속에 적발된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75%는 전혀 적발되지 않았다. 성별로는 남자(27.4%)가 여자(12.4%)보다 단속에 잘 걸렸다.

음주측정 요구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61.3%가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떳떳하게 응한다고 대답했다. 술을 마신걸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경찰의 조사요구에 순순히 응한다는 운전자는 17.8%에 그쳤다. 나머지는 봐달라고 사정하고(13.8%) 돈으로 무마하거나(4.9%) 음주측정을 거부한다(2.2%)고 대답했다.

음주운전 근절방안으로는 운전자 구속(34.1%) 홍보강화(30.2%) 벌금인상(21.5%) 면허정지 연장(14.2%) 등을 꼽았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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