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전문가 의견]『마찰계수떨어져 안전운행위협』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23분


도로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시정거리(視程距離·Sight Distance)확보에 가장 신경을 쓴다. 시정거리는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평탄한 직선도로에서는 시정거리가 좋아 먼 곳까지 볼 수 있고 따라서 여유있게 장애물을 피하거나 정지할 수 있지만 굽은 도로나 언덕길에서는 시정거리가 제한돼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엔지니어는 운전자가 전방 장애물을 발견, 충돌을 피하려고 정지할 때 필요한 거리보다 더 멀리 보이도록 시정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향으로 도로를 설계한다.

자동차가 멈추는데 필요한 거리는 주행속도에 따라 늘어난다. 또 노면과 타이어 사이의 미끄럼 마찰계수가 크면 클수록 제동거리는 줄어든다.

비가오면 도로의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데이는 빗물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데다 젖은 노면이 미끄럼 마찰계수를 감소시켜 정지할 때 필요한 거리가 평소보다 길어지기 때문이다.

새로 만든 도로나 노면포장을 보수한 도로는 미끄럼 마찰계수가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 우천시 안전성에 도움을 주지만 포장상태가 좋지 않거나 오래된 도로는 미끄럼 마찰계수가 떨어져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

미국 플로리다주 안전관리청 엔지니어인 죠지 라이스는 “미국에선 도로를 건설한 뒤 3년마다 한번씩 특수차량을 이용해 노면의 미끄럼 마찰계수와 도로에 남은 바퀴자국의 깊이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미끄럼 마찰계수와 바퀴자국의 깊이가 교통안전을 위협할 정도라고 판단되면 즉시 보수하기 위해서라는 것. 도로 신설과 확장 못지않게 유지관리가 교통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손영태<명지대교수·교통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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