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15승 『한가위 큰 선물』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23분


멋진 피날레였고 기다렸던 승전보였다.

‘코리안특급’ 박찬호(25·LA다저스)가 올 시즌 마지막 게임에서 승리를 따내며 대망의 15승고지에 우뚝 섰다. 박찬호는 28일 다저스구장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올 시즌 최종전에서 6이닝동안 1점만을 내주는 호투로 승리투수가 돼 지난해 수립한 자신의 시즌 최다승기록을 넘어섰다.

박찬호는 이날 밀워키 타선을 6회까지 7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8안타 볼넷 2개로 막아냈다. 다저스가 2대1로 승리. 이로써 박찬호는 올 시즌을 15승9패로 마감했다. 방어율은 3.71.

박찬호의 이날 승리에는 행운도 따랐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에이스인 박찬호가 팀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에서 무리하게 던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경기전 투구수를 1백개로 제한할 것임을 박찬호에게 통보했다.

박찬호는 5회까지 밀워키에 1대0으로 앞섰으나 6회초 3안타로 1점을 내줘 1대1 동점을 허용했고 6회를 마친 뒤 투구수가 1백14개여서 물러나야 할 상황.

그러나 다저스는 곧이은 6회말 공격에서 3번 트리디나드 허버드의 2루타와 투수보크, 마크 그루질라넥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다시 리드를 잡았고 이는 결국 박찬호에게 꿈의 15승을 안겨준 천금같은 결승점이 됐다.

1회를 3자범퇴로 간단히 막은 박찬호는 2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들을 삼진과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박찬호는 3회에도 무사 1, 2루에서 삼진과 플라이로 3타자를 잡아내는 빛나는 투구로 위기를 넘겼다. 5회말 로저 세데뇨의 솔로홈런으로 앞선 다저스는 6회초 3안타로 동점으로 쫓겼지만 곧이은 6회말 결승점을 뽑아 박찬호에게 시즌 15승을 선사했다.

〈로스앤젤레스〓김호준통신원〉kimhojun@aol.com

▼ 15승 얼마나 값지길래…

‘코리안 특급’박찬호(25·LA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임을 증명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노모 히데오와 함께 14승으로 팀내 최다승을 올린데 이어 올시즌 15승으로 2년연속 팀내 최다승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에서 활약하는 5백여명의 투수 중 올시즌 15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불과 28명. 박찬호는 내셔널리그에서 공동 14위에 랭크됐다.

박찬호의 호투는 제1선발이던 라몬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워주었기에 더욱 값지다. 더구나 홈경기 통산 11연승과 함께 올시즌 홈경기 9승4패로 홈구장 승률이 7할에 육박해 다저스 최고의 흥행스타로 자리잡은 셈이다.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를 준비하고 있는 다저스구단의 입장에서도 시속 1백58㎞대의 ‘광속구’를 뿌리는 박찬호는 부동의 ‘잔류1호 선수’.박찬호의 현재 연봉은 3백만달러. 내년시즌이 끝난 뒤의 연봉재협상에서는 적어도 5백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스포츠재벌의 자리도 예약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창 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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