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민미화/명예퇴직하신 아빠께

  • 입력 1998년 8월 25일 19시 26분


아빠. 쉰네번째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아빠가 퇴직하신지 벌써 며칠이 지났습니다.

1998년 8월20일. 아빠가 20년간 근속해 온 회사를 그만두던 그날은 아빠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또렷이 기억될 날이 되었습니다.

한달 전 “퇴직일자 결정했다”며 힘들게 명예퇴직일자를 통보하시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일요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밤낮없이 일하시던 아빠.

손 발 어디에도 성한 데 없고 그동안 억척스럽게 살아온 아빠를 보며 1년 남은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회사를 퇴직하시게 만든 지금의 이 어려운 시기가 원망스럽습니다. 또 어렵고 힘들었을 아빠의 스무해 동안 아무런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한 제가 너무도 죄송스럽습니다.

아빠가 지금까지 회사 캐비닛에 간직해온 것이라며 가져온 저희들의 옛날 사진을 보며 아빠의 지난날을 새삼스레 떠올렸어요. 저희가 그렇게 어렸을 적부터 아빠는 일을 해오셨구나 하구요.

아빠 힘내세요. 이제 아빠의 노력과 성실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저희가 열심히 생활하겠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엄마랑 오붓하게 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렇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아빠 생신 축하드립니다.

민 미 화(경북 구미시 신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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