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고맙다 보너스』 팀 성적 쑥쑥

  • 입력 1998년 7월 31일 19시 36분


프로야구의 성적이 ‘돈’에 좌우될까?

돈이 성적을 내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좋은 성적을 위한 ‘당근’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은 각구단 프런트 대다수가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른바 격려금. 구단들은 해마다 팀이 시즌 상위 성적을 내거나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경우 등에 선수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사회전반이 어려워 구단측은 성적이 좋더라도 예년만큼 격려금을 줄 수 없는 처지. 또 쌍방울은 월급도 못받는데 ‘이 상황에 웬 보너스’라는 남의 이목도 신경쓰이기 때문. 그래서 각 구단들은 시즌초 격려금을 주지 않기로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었다.

하지만 ‘당근작전’이 없어질 리 만무다.비공식적 격려금은 어쨌든 존재한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는 총 1억원이 넘는 격려금을 받았다. 2위 삼성도 전반기가 끝나고 현대보다는 적지만 상당액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현대는 후반기를 시작하자마자 6경기에서 2승4패로 급격한 하강세를 보였다. 그러자 선수들이 약속했던 격려금이 나오지 않아 시위를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들끓었다. 구단주의 해외출장으로 격려금 지급을 지연해온 현대는 후반기 6경기만에 격려금을 풀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이후 11경기에서 7승4패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전반기를 7위로 마감했지만 언제든지 우승후보로 꼽히는 해태는 생각지도 않은 3천만원의 격려금이 ‘약효’를 발휘했는지 후반기 17경기에서 3연승을 포함 9승8패로 수직상승 중이다.

반면 단 한푼도 받지 못한 OB는 후반기들어 5연패를 포함, 6승9패를 기록하며 7위로 추락.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의 격려금을 받은 LG는 3위에서 후반기 6승11패로 5위가 됐다.

단 예외가 쌍방울.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쌍방울은 31일 현재 후반기 10승8패로 4위에서 3위로 오히려 한계단 올라섰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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