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사갈등 우려한다

동아일보 입력 1998-07-09 19:34수정 2009-09-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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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 공기업 개혁이 가시화되면서 노사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용승계와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양상이 심상찮다. 여기에 노사정(勞使政) 협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노동계쪽에선 어렵게 출범한 2기 노사정위의 해체 또는 탈퇴까지를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노사불안이 우리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심히 걱정스럽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파업 첫날 극적인 협상타결로 정상근무에 복귀하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노사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살벌하다. 연쇄파업을 계획중인 다른 대형병원 노조들도 협상을 통해 빨리 분쟁을 마무리짓고 파업을 철회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평상시라면 몰라도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12일의 대규모 집회, 15일의 총파업이라는 투쟁계획이 지금 시점에서 과연 합당한 것인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강경투쟁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물론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노동계가 느끼는 불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기업 금융 공기업개혁이 가속화되면 산업현장에 더욱 엄청난 정리해고 바람이 불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진통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홍역이다.

노동계도 재벌개혁과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구조조정에는 희생과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고용안정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로 경제개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준다면 곤란하다.

대규모 불법집회나 파업이 우리경제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느냐는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이 된다거나 산업현장의 마비, 그밖의 다른 경제적 손실을 운위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사회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지면 경제회생과 위기극복은 요원해진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검토나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해체 주장에도 우리는 공감할 수 없다. 노사정위에 참여해 구체적으로 얻어낼 것이 없다는 것이 탈퇴 결의나 해체 주장의 근거라면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최우선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경제살리기다. 당장의 실업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장기적인 경제정책과 근본적인 실업대책으로 풀어가야 한다.

노사정위는 사회통합적 구조조정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점에서는 정부도 잘못이 없지 않다. 노동계가 배제된 개혁은 있을 수 없다. 어려운 과제일수록 서로가 설득과 이해, 양보와 자제로 타협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것만이 공멸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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