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투자자관리」로 기업가치 더 높여라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32분


외국인투자로 ‘기업에 대한 가치’가 존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의 하나가 투자자관리(IR)의 활성화일 것이다. 투자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자가 직접 회사의 정책과 영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행사다.

이제 우리나라도 IR이 활성화된 지 6년 이상이 지나다보니 IR에 적극적이었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93년경 한 의류업체가 해외자회사가 있는 방글라데시에서 국내 기관투자가 20명을 대상으로 IR을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적극적 회사 홍보정책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다른 한편에서는 혹시 ‘작전’과 같은 의도에서 회사 내용을 과대포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던 이 회사가 올해들어 꾸준히 주가도 오르고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도 급증해 주목을 받고있다. 실로 5년만의 결실의 아닐 수 없다.

도입 초기 회사 강당에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IR을 하더니 호텔로 격이 높아졌고 어떤 기업은 IR에 음악회를 섞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프로야구단을 갖고 있는 야쿠르트사는 자사 주주들을 야구장에 초대하고 삿포르맥주는 맥주티켓을 주주들에게 보내 감사에 보답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어려워질수록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경영자가 자기 회사의 모든 것을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주주와 함께 한다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자도 그 기업을 신뢰해 높은 주가를 형성시켜 줄 것이고 이것이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다.

일본 증권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총회꾼사건과 적극적인 IR로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된 제너널 일렉트릭(GE)이야기. 이 둘 사이에서 한국기업들은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종우<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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