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이기택씨 『당권경쟁만 몰두 중진들 못마땅』

  • 입력 1998년 6월 21일 20시 12분


“과거 여당의 얼굴노릇 했던 사람들은 당의 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정계입문 이후 야당정치인으로 일관해온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부총재는 ‘야(野)도 아니고 여(與)도 아닌’ 당의 모습에 답답해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렇다고 대여(對與) 강경투쟁일변도가 그의 주장은 아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야성(野性) 및 인적자원과 경험을 가진 옛여권의 여성(與性)을 조화시킨 ‘건전야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21일 당의 진로에 대해 “‘나라를 망친 당’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씻기 위해서는 새 인물들을 기용해야 한다”며 옛 여권의 간판역할을 했던 인물들의 2선 퇴진을 촉구했다. 당에 배어 있는 ‘YS(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이미지를 시급히 씻어내야 한다는 말도 곁들였다.

이같은 그의 주장에는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고 전당대회를 겨냥, 당권쟁탈전에만 몰두하는 당 중진들에 대한 못마땅함이 깔려 있다.

그동안 가급적 당내에서 목소리를 낮춰온 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기목소리를 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권 향배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이부총재의 행보에 쏠리는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이동관기자〉dklw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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