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클리닉]김원규/전문가만이 살아남는다

  • 입력 1998년 4월 26일 19시 39분


“20억∼30억원을 투자할 테니 적당한 레미콘 공장을 하나 인수해 경영을 맡아주지 않겠소? IMF사태 와중의 어려움은 내가 돈으로 밀어 드리겠소.”

1월 퇴직한 K씨는 평소부터 알고 지내던 외삼촌의 친구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회사에서 부장으로 밀려난 나를 레미콘회사의 사장을 시켜주고 이익금도 배분해 주겠다니!

그는 요즘 인수할 공장을 알아보느라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전국을 신나게 돌아다니고 있다. 23년 동안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레미콘 사업분야에만 흥미를 갖고 일해온 결과다.

B그룹에서 사보발간업무를 8년간 담당했던 Y씨는 지금 중견 홍보기획사의 오너 사장이다. 대학에서도 학보를 편집했고 국내 대기업 사보담당자모임의 회장을 3년동안 맡았다.

대기업에서 남들이 기피하는 총무업무를 15년 넘게 담당하다가 밀려난 P씨는 요즘 새삼스럽게 영어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빌딩청소 용역회사의 국내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 궂은 일의 국내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것.

사원의 전문화를 경영의 원칙으로 삼는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많은 한국인 벤처사업가들이 탄생했다. 모그룹의 회장님이 독립하면서 동시에 종합상사를 세운 것은 결코 아니다. 회사에 재직할 당시에 이미 의류제품의 전문가였다.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사는 최근 문을 닫은 일본 야마이치증권사 직원 8천명 가운데 무려 2천명을 채용했는데 기준은 전문능력과 젊음이었다고 한다.

IMF시대는 한편으로는 전문화의 시대다. 살아남은 사람들이야 말로 재직시에 가장 흥미로운 분야로 자신의 업종을 전문화해 나가야 한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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