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女배구선수 『입단5년간 화장금물』 불문율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꼭 선머슴애 같아.” “머리를 기르면 훨씬 미모가 돋보일텐데….” 98한국배구 슈퍼리그에서 팬들은 여자선수들의 플레이에 갈채를 보내면서도 “선수들이 너무 몸치장에 신경을 안쓰는 것같다”고 안쓰러워한다. 그러나 모르시는 말씀. 여자실업팀 선수들에겐 불문율이 있다. 입단 5년차가 될 때가지는 화장을 하거나 머리를 기를 수 없다는 것. 이를 어겼다가는 선배들의 따가운 눈총속에 눈물깨나 흘려야 하고 결국은 제대로 선수생활을 하기 힘든 지경까지 간다. 화장과 머리 기르기는 여고를 졸업한 사회 초년병들의 즐거움. 선수들에게서 이 즐거움을 빼앗는 이유는 자칫 다른데 눈을 돌렸다가는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지 못해 중도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출한 뒤 몰래 화장을 했다가 숙소에 들어오기 전 깨끗이 지우는 편법을 동원,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구를 채운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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