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미켈슨 우승 『모자 신통력 덕분』

  • 입력 1998년 1월 12일 20시 22분


“진작 모자를 썼으면 지난해 메이저타이틀도 따낼 수 있었을 텐데….” ‘왼손잡이 미남골퍼’ 필 미켈슨(27·미국)이 12일 98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정상에 오르자 한 외신기자가 던진 말이다. 그는 미켈슨이 이번 대회 출전선수중 유일하게 4개 라운드 모두 60타대(68―67―68―68)를 기록한 것은 바로 ‘모자’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미켈슨은 여성팬과 TV카메라를 의식, 헝클어진 금발을 정돈할 필요가 없었다. 그대신 한타 한타 게임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것. 지난 92년 프로데뷔 이후 모자쓰기를 한사코 거부해온 미켈슨이 이번 대회에 모자를 쓰고 나온 이유는 전적으로 스폰서의 강요 때문. 미켈슨은 지난해말 2천5백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요넥스’와 용품사용계약을 5년간 연장했다. 이때 요넥스는 ‘98시즌부터는 반드시 요넥스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14개 골프채를 모두 자사제품으로 써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미켈슨은 모자를 쓰는 대신 ‘분신’처럼 애지중지하는 L자형 퍼터 ‘윌슨8802’를 사용해도 된다는 승낙을 받아냈다. 미켈슨이 이날 라코스타리조트 스파코스(파72)7번홀 티그라운드에 올라섰을 때 9번홀(파5)그린에서 갤러리들의 환호가 들려왔다. 타이거 우즈(22·미국)가 이글을 낚아, 줄곧 선두를 달리던 자신을 1타차까지 바짝 추격한것. 하지만 미켈슨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9번홀부터 15번홀까지 7개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는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우즈(16언더파 2백72타)는 이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추격전을 펼쳤으나 결국 1타차로 미켈슨(17언더파 2백71타)에게 무릎을 꿇었다. 〈안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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