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은 금융권에서도 모든 상황이 일거에 뒤바뀐 한 해였다. 대기업의 부도사태로 출발한 금융위기는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게 됐다. 금융인의 한사람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은행은 건전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영업해왔으나 최근 변화속도는 예상을 훨씬 앞지른다. 이런 과정은 21세기의 무한경쟁으로 나아가는 데 불가피한 관문이라는 생각도 떨쳐버리기 힘들다.
신한은행은 올해 목표를 ‘튼튼하고 건전한 은행’으로 정했다. 무엇보다 규모의 확대에 치중하지 않겠다. 대신 리스크관리를 체계화해 연체 및 부실여신을 줄이는 데 힘을 쏟을 작정이다.
또 수익성 있는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국내외 점포 전략도 전면 재검토할 것이다. 특히 전자 정보시스템을 토대로 첨단 서비스 채널을 계속 개발해 고객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선에서 유지해 다른 은행보다 앞서 나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올해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여신 심사역 등 각 부문의 전문가를 더 양성하겠다.
나응찬<신한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