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상황 어디까지 왔나]시장기능 사실상 상실

  • 입력 1997년 10월 29일 20시 13분


외환 딜러들은 외환시장이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있다고 입을 모은다. ▼외환시장 어떤 상황인가〓우리나라는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기준환율±2.25%」로 제한하고 있다. 환율이 상승제한치까지 올라도 거래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 때문에 28일과 29일 제한치에 도달한 이후 달러를 팔겠다는 주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한국은행은 기업의 달러 실수요 자금과 정부결제자금수요 3억달러를 공급했다. 이는 사실상의 달러 배급으로 현단계에서 외환당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선택이다. 지금까지는 외환당국이 간접적인 방법으로 달러화를 공급해 시장을 조절하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이같은 방법으로는 「외환보유고」만 갉아먹을 뿐 환율 상승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유럽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의 이같은 선택으로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 외환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까〓외환딜러들 가운데 상당수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공황상태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의 환율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계속될 경우 28, 29일과 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1달러=1천원」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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