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양혜옥/발로 차면서까지 좌석양보 강요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20대 직장여성이다.1시간 이상타야 하므로 어쩌다 자리에 앉게 되면 책을 읽거나 잠을 자곤 한다. 며칠전 평소와는 달리 몹시 피곤해 깊은 잠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정강이를 차는 것이다. 눈을 떠보니 할아버지 한분이 앞에 서 계셨고 주위의 시선이 온통 내게 집중돼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몹쓸 죄인이라도 대하듯 야단치셨다. 『경로석에는 아예 앉지도 말라』고 다그치기까지 하셨다. 바로 옆에 건장한 청년이 자고 있었기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빴다. 고의도 아닌데 좋은 말로도 충분히 자리를 양보받을 수 있지 않은가. 구둣발에 차이고 죄인 취급이라니…. 물론 나이드신 분들을 우대하는 건 당연하다. 학생이나 직장인들도 공부나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지치고 힘들다. 그런데도 자리를 양보하는 건 나이드신 분들에 대한 예의이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고의로 그러는 게 아니라면 인격적으로 자리를 양보받으시기 바란다. 양혜옥(서울 강남구 역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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