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월드컵축구 응원단의 애칭 「붉은악마」에 대한 거부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 뜻을 선의로 해석한다면 더욱 애착심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4강신화를 창조한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에서 붉은 유니폼의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투지넘치게 뛰었으면 「붉은악마」라고까지 불렸겠는가.
붉은색은 우리 고유의 색깔이다. 청동기시대의 붉은 간토기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붉은색이 우리의 색깔임을 나타내는 흔적은 많다.
「악마」라는 명칭도 어디까지나 애교있는 표현이다. 월드컵축구는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피를 말리게 한다. 그런데 「천사」라고 부른다면 박진감있고 악착같은 승부근성을 요구하는 경기에 전혀 걸맞지 않다. 「붉은악마」가 우리의 투지와 슬기를 대변해 온국민에게 활기찬 새 바람을 일으켜주었으면 한다.
김이환(충북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