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현주엽-서장훈,「마지막 高延戰」엇갈린 명암

  • 입력 1997년 9월 25일 19시 57분


2년만에 다시 열리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전을 앞둔 현주엽(고려대)과 서장훈(연세대). 이들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내려앉은 코뼈를 수술한 뒤 보호대를 끼고 출전하는 현주엽, 귀 이상으로 벤치를 지켜야하는 서장훈. 이번이 마지막 정기전이라는 점에서 현주엽과 서장훈은 더욱 만감이 교차한다. 이들은 나란히 한국남자농구의 기둥. 그러나 한국이 막상 제19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현주엽은 출국직전의 연습게임에서 코를 다쳐 공항대신 병원으로 후송됐고 서장훈은 뜻하지 않은 귀 이상으로 내내 벤치를 지켰기 때문. 수술 일주일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현주엽은 코 보호대를 끼고 연습을 재개했다. 그는 23일 프로농구 삼성썬더스와의 연습게임에서 상대선수와 부딪쳐 코피를 흘리는 바람에 고려대측을 긴장시켰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반면 서장훈의 상태는 걱정스럽다. 그의 병명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귀속의 기관에 이상이 생긴 「미로염」. 앉거나 누워있을 때와는 달리 일어서기만 하면 몸이 한쪽으로 쏠리고 어지럽다. 서장훈은 지난달 유니버시아드대회(이탈리아) 참가도중 이 병에 걸렸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골밑을 지키지 못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그는 21일 귀국한 뒤 훈련에도 불참한 채 내내 숙소만을 지키고 있다. 현주엽이 부상했을 때만 해도 이번정기전농구경기는연세대가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오히려 고려대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서장훈과 현주엽은 함께 휘문고 전성기를 일궈냈던 쌍두마차. 그러나 1년차이로 나란히 대학에 진학하면서 맞수대결을 벌여왔다. 서장훈이 미국 농구유학으로 1년을 휴학하는 바람에 이들은 똑같이 4학년. 『내 생애 마지막 정기전인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습니다. 코가 다시 부서지더라도 관계없습니다』(현주엽)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꼭 뛰어야 하는데…』(서장훈) 26일의 대결을 앞둔 현주엽과 서장훈의 모습은 이처럼 다르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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