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체험기]美거주 민경례씨

  • 입력 1997년 9월 22일 07시 44분


올해 14세난 딸 청이(미국명 킴벌리)는 마른 체격에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쁜 편이다. 그리고 성격도 아주 활달하다. 청이는 올해 고교에 들어간 뒤 더욱 외모를 가꾸는데 정성을 쏟는 것 같다. 하루는 청이 방 달력의 10월25일에 빨간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놓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홈커밍 댄스」행사가 있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미식축구대회를 가진 뒤 저녁에 댄스파티를 하는 행사란다.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 남자 파트너는 누구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친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관심이 쏠려있다고 했다. 청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는데 파트너가 돼주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 파트너 신청이 없다며 조바심을 냈다. 춤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프로그램의 하나로 댄스파티를 열어 남녀 구분없이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준다. 주로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시간에 파티를 갖는다. 학부모들은 음료수와 간식을 준비하고 디스크 자키까지 불러 춤을 추고 게임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게 한다. 이때 학부모와 지도교사 몇명이 반드시 자리를 함께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 부모는 아이들이 탈선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런 일은 별로 없다. 파트너가 없어 댄스파티에 참석하지 못하면 큰 수치로 여기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부모까지 야단법석을 떨 정도다. 졸업무도회에는 남녀 모두 턱시도나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참석해야 한다. 딸의 첫번째 홈커밍 댄스파티에 어떤 남자친구와 갈 것인지 부모인 내가 더 관심이지만 남자친구와 건전하게 교제하는 지혜를 배우고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 생각이다. 민경례<미 24년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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