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가 7일간의 회의끝에 개혁 개방노선의 강화를 다짐하고 오늘 막을 내린다. 이번 제15차 전당대회에 이어 내일 하루 동안 열리는 제15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5期 1中全會)에서는 장쩌민(江澤民)당총서기를 재선출하는 등 앞으로 5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사망후 처음 열린 이번 전당대회는 장총서기체제를 확립하고 21세기를 맞아 중국이 지향할 이정표(里程標)를 확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장총서기가 정치보고를 통해 덩의 실용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체제를 고집하면서도 경제발전을 위해 다양한 소유형태를 활용할 수 있음을 강조, 자본주의 요소를 더욱 과감히 받아들일 것임을 밝힌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덩의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당의 지도사상으로 당장(黨章)에 명문화하고 대다수 국유기업에 주식제 등을 과감히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민해방군 병력중 50만명을 앞으로 3년내에 감축하기로 한 결정이다. 경제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병력감축으로 군비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 첨단과학시대를 앞두고 군을 고(高)효율화 정예화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이 정치 경제 군사대국화를 지향, 21세기 아시아의 맹주(盟主) 자리를 굳힘으로써 세계 초강대국으로의 부상을 추구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텐안문(天安門)사태의 멍에를 지고 있는 중국식 사회주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의 진로가 한반도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우리로서는 남다른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