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생태계보고 비무장지대와 미발견땅굴 20개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한반도의 허리를 조르고 있는 폭 4㎞의 비무장지대(DMZ)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휴전협정 발효이후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이 DMZ에서 북한측이 판 기습 남침용 땅굴이 처음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74년11월이었다. 순찰하던 우리측 민정경찰대원이 지표면으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보고 이상하게 여겨 파본 결과 땅굴을 발견한 것이다 ▼이 제1땅굴은 고랑포 동북방에 있다. DMZ 북방한계선에서 시작,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쪽으로 1.2㎞까지 파내려왔다. 이 땅굴은 폭 91㎝, 높이 1백22㎝ 규모의 콘크리트구조물로 지표에서 약 46㎝ 깊이에 자리잡고 있다. 남방한계선까지 8백m를 더 파내려와 완성됐을 경우 1시간에 1개 연대 이상의 무장병력을 남방한계선 남쪽으로 감쪽같이 침투시킬 수 있는 규모다 ▼현재까지 발견된 땅굴은 모두 4개. 90년3월에 발견된 양구 동북방의 제4땅굴은 지하 1백45㎝ 깊이에 있고 폭과 높이가 각각 2m로 야포 등도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군당국은 각종 정보분석을 근거로 아직 발견치 못한 땅굴이 20여개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미 밝혔던 만큼 땅굴탐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국방장관의 이번 국회답변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27일로 휴전 성립 44년을 맞는다. 그동안 땅굴파기, DMZ내 불법무기반입, MDL월경(越境) 등 중대한 위반행위로부터 소정의 완장불착용 등 사소한 위반에 이르기까지 북한측이 저지른 휴전협정위반은 무려 42만여건에 달한다. 북한이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의 기능을 마비시킨지도 오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전체제는 「힘」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안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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