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일회계법인 김일섭 부회장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우리 기업들의 위기는 성장의 발판이 됐던 구시대의 성공모델에 도취해 있는데서 비롯됩니다. 이제는 미국기업들이 80년대 일본기업과의 점유율 경쟁을 완전히 포기하고 질경영으로 승부, 최강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때죠』 『덩치키우기에 매달려 산업구조 변화를 도외시할 경우 국내 30대그룹의 절반 가량은 위기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金一燮(김일섭·51)삼일회계법인 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의 위기상황을 「배설을 하지 못하는 환자는 가망이 없다」는 말로 간단히 표현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신진대사(구조조정)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을 내놓아도 세금 빼고 나면 건지는 게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람이 넘쳐나는 부실사업체는 또 누가 삽니까. 기업들은 호황기에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매달려야 합니다』 김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의 판단근거로 「경제적부가가치(EVA)」와 같은 수익성 지표를 꼽았다. 사용한 자본의 수익성을 중시할 때만이 자연스레 기업의 모든 자원을 특정분야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 김부회장은 그러나 전문기업 역시 기술변화 속도를 따라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활용하는 「전문다각화」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을 비롯한 미국 3대 자동차업체들의 매출액 총합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4배에 이르는 데도 주식가치의 합은 오히려 뒤떨어집니다. 수익성을 중시하다 보면 산업구조 조정도 무리없이 이뤄지게 마련입니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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