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운전하기 힘든 나라로 이집트 이탈리아 등과 함께 우리나라가 꼽힌다. 그러나 운전면허를 따기는 우리나라처럼 쉬운 나라도 없다.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들의 면허시험은 한결같이 주행능력, 현장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 교통법규 준수자세 등을 중시한다.
운전에 관한한 돌도 안지난 어린이라고 할 수 있는 초보운전자에 대한 규제 역시 나라마다 다르다. 프랑스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차에 「데뷔탕(초보)」이라는 표지를 하도록 하고 면허취득후 1년간은 최고속도를 1백㎞로 제한한다.그러나 스웨덴 등 대부분의 교통선진국에서는 이런 제한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스웨덴의 운전교육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스톡홀름시내 야니스 미노디스 운전학원에서 이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스웨덴 교통전문가들은 『철저한 교육을 거쳐 면허를 따는데 「초보」표시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모든 면에서 운전에 능숙해야 면허를 주기 때문에 일단 면허를 받았으면 숙련운전자와 초보운전자의 구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초보운전자들이 경험미숙이나 판단착오로 사고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스웨덴에서는 일단 운전면허를 받으면 숙련운전자라고 해도 좋을만큼 운전교육이 철저하고 시험이 까다롭다. 이때문에 스웨덴 거주 외국인들중에는 외국에서 면허를 따고 이를 국제면허로 바꾸거나 아예 면허받기를 포기하고 무면허 운전을 하는 사례도 있다.
야니스 미노디스 운전학원의 실습교육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되지만 오전 10시부터 많은 운전교습생들이 나와 자습을 한다.
스웨덴의 운전학원이 우리나라와 다른점 중 하나는 운전실습 교육장이 없다는 점이다.
시내 전체와 고속도로가 실습교육장이기 때문에 별도의 연습장이 필요없다는 것이 운전강사인 소피아 스탈크(26·여)의 설명이다.
『운전석에 앉는 방법 핸들조작법 시동 출발 브레이크 밟기 등 기본적인 교육은 운전학원 주변 도로를 돌면서 가르치고 나머지 교육은 시내도로와 고속도로 등 실제 상황에서 가르칩니다. 야간운전이나 안개속에서의 운전도 교육의 한 과정이죠. 빙판에서 능숙하게 자동차를 다룰 수 있고 돌발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운전교육이 끝납니다』
물론 운전기능뿐 아니라 보행자에 대한 예절 등 사소한 것까지도 자세히 교육한다.
스웨덴에서는 18세부터 20대 초반의 경우 실습 22∼29시간에 이론교육 16시간이 필수이며 30세이상에게는 나이에 1.5를 곱한 시간만큼 실습교육을 시킨다.
이처럼 어렵게 면허를 받고도 면허를 딴 뒤 2년내에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사고를 내면 면허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초보운전자에게는 교통법규가 훨씬 가혹하게 적용된다. 한편 스웨덴 도로안전협회의 토마스 비욘은 『운전미숙으로 인한 초보자 사고는 거의 없으나 10대들의 충동적인 음주 과속운전이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교통사고를 내는 운전자의 3분의 1정도가 18∼25세로 스웨덴 교통단체들은 10대들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연회장 디스코텍 학교 등을 방문해 10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이나 과속운전을 하는 남자친구의 차를 타지말도록 권유한다. 이 방법이 10대 남학생들을 직접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정부는 아예 10대후반 운전자들은 밤 늦은 시간에 운전을 못하도록 법제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교통전문가들은 『운전을 배울 때와 처음 시작할 때 올바른 운전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드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톡홀름〓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