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제 오늘]일산 밤가시마을

  • 입력 1997년 5월 12일 07시 51분


경기 고양 일산신도시 일산4동에는 「밤가시마을」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동네가 있다. 밤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밤가시가 지천에 널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은 조선 중종때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율악부곡(栗岳部曲)으로 기록돼 있을 만큼 오래 전부터 특산물인 밤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마을 터는 TV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을 치는 인물로 나오는 단산부원군 이무가 이방원의 즉위 후 하사받은 땅이다. 이무의 아들 이영득이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면서 단양 이씨 집성촌이 됐다. 지난 91년 신시가지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등너머 새말 외촌 등 6개 자연촌락이 정발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루었으나 지난해 지금의 행정구역인 일산구 일산4동에 편입됐다. 지난 89년 74가구에 주민 2백93명이던 이 마을은 현재 4천2백36가구, 1만3천여명이 사는 큰 동네로 변했다. 金大中(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도 이 부근 단독주택에 산다. 신시가지가 들어선 뒤 옛 밤가시마을의 흔적은 거의 사라졌다. 일산신시가지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밤가시초가만이 이 동네의 옛 숨결을 전해준다.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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