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배트」무혐의 판정에 배트구하기 『비상』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7분


『삼성이 쓰는 배트와 똑같은 배트를 당장 갖고 와라』 불같은 성질의 해태 김응룡감독이 9일 이같은 내용의 「긴급지시」를 내렸다. 이는 「부정 방망이」의혹이 제기됐던 삼성의 배트가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최종판정이 내려진 데 따른 것. KBO는 이날 일본 미즈노 본사를 방문, 삼성이 쓰고 있는 방망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각 팀에 이른바 「도깨비 방망이 찾기」 비상이 걸린 것. 현재 국내 프로야구팀이 쓰고 있는 방망이는 제트 사사키 미즈노 등 일본제가 대부분. 그러나 이들 제품은 김응룡감독의 표현대로라면 삼성의 배트와 비교해 볼 때 한마디로 「불량품」이다. 삼성의 방망이는 지난 3∼5일 LG와의 대구 3연전에서 17개의 홈런을 뿜어낸 「불법의 배트」가 아닌 「마법의 배트」. LG 포수 김동수는 『그날 우리팀 투수들의 볼이 좋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맞는 소리가 달랐다』며 악몽같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미국에서 제조한 미즈노사 제품인 삼성의 방망이는 일단 나뭇결이 촘촘하면서 반발력이 매우 뛰어나 잘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의 강점. 따라서 방망이끝에 공이 맞았을 경우 대개는 배트의 손잡이 부분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는데 삼성의 방망이는 적어도 「어중간한 안타」는 만들어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또 일본에서 수입하는 배트의 가격은 1백달러(약 9만원)이지만 삼성의 배트는 그 절반이 안 되는 45달러라는 것도 각 팀 벤치의 군침이 돌게 하는 대목. 따라서 각 팀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도깨비 방망이 찾기에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방망이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며 삼성이 입수경로를 다른 팀에 알려줄 리가 없다는 사실. 결국 LG가 불러일으킨 방망이 분쟁은 이와 똑같은 방망이를 찾기 위한 「제2라운드」로 접어든 셈이다. 〈광주〓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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