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경제영수회담은 폼으로 한 것인가

  • 입력 1997년 5월 8일 20시 07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는 지난 4월1일 청와대 경제영수회담을 끝내면서 대(對) 국민 호소문을 냈다. 정치인들이 여야를 초월해 경제살리기에 앞장설 테니 국민들의 적극적이고 애국적인 동참을 간절히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여야정당과 각계각층 대표로 경제대책회의까지 만드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렇게 간곡히 호소하고 결의를 다졌던 그들은 지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딴전을 펴고 있다. 경제대책회의는 그동안 네차례 모임을 가졌다고 하나 뚜렷이 국민 앞에 내놓은 게 없다. 이제와서 보면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의 시선을 한곳에 모아 놓고 깜짝쇼를 한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도 여야 영수회담인 만큼 흔한 정치회동보다는 뭔가 다르고 또 실천이 뒤따를 것으로 믿었던 게 잘못인 것 같다 ▼물론 정치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한보태풍이 사정없이 휘몰아쳐 정신을 못차리는 마당에 다른 곳에 신경쓸 여유가 어디 있었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한달전 영수회담을 할 때의 상황을 보면 그렇게 청와대에 모여 경제문제를 이슈화한 이유도 알 만하다. 점차 거세지는 한보태풍으로 3김씨 모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경제문제로 정국의 방향을 돌려 놓자는데 쉽게 합의가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정치권의 속사정을 헤아려준다 해도 꼭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은 지울 수 없다. 새로운 민생처방이 나오기는커녕 한달 동안 국정공백만 더 심해졌다. 여야 어느쪽도 경제난국을 풀어보겠다는 의지보다 보호막으로 이용한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정치권이 경제에 간섭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말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국민앞에 약속한대로 경제살리기에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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