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371)

  • 입력 1997년 5월 2일 08시 33분


제8화 신바드의 모험 〈24〉 뭍으로 올라간 나는 맑은 물이 콸콸 솟구쳐오르는 샘물 곁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가지고 온 음식을 꺼내어 배불리 먹었습니다. 음식을 먹은 뒤에는 서늘한 바위에 등을 대고 누웠습니다. 산들바람은 솔솔 불어와 뺨을 스치고 꽃 향기는 사방에서 그윽이 풍겨오는데 나는 가물가물 졸음이 몰려와 어느 틈엔가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깊고 달콤한 잠이었습니다. 얼마나 단잠을 잤던지 잠에서 깨어난 나는 처음 한동안 내가 어디에 와 있는가 하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히 여긴 나는 해변으로 달려갔습니다. 달려가보니 내가 타고 왔던 배는 뜻밖에도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가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너무나 당황한 나는 소리를 지르고 팔을 흔들어 보았습니다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배는 이미 너무나 멀리 가버렸던 것입니다. 처음에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것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배는 나를 혼자 남겨둔 채 수평선 너머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휴식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상인들도, 선원들도, 누구 한 사람 내 생각을 한 자는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온 섬을 이리저리 살피며 돌아다녔습니다만 인간은 고사하고 마신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섬에 혼자 남겨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나는 견딜 수 없이 불안해지고, 분노와 걱정과 마음의 고통으로 쓸개주머니가 찢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비탄에 찬 목소리로 혼자 소리쳤습니다. 『나를 혼자 버려두고 가뉨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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