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MBC 심야극장 「볼륨을 높여라」

  • 입력 1997년 4월 30일 08시 14분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인가. 뒤숭숭한 세상 분위기 때문인지 청소년 범죄는 늘어만가고 있다. 왜…. 해적방송 DJ 해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심야극장은 할리우드의 젊은 별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90년작 영화 「볼륨을 높여라(Pump Up The Volume)」를 방영한다. 뉴욕에서 애리조나로 전학온 내성적인 고교생 마크(크리스천 슬레이터)는 밤이면 딴사람이 된다. 해적방송의 DJ로 변신하는 것이다. 「볼륨을…」은 「죽은 시인의 사회」 「홀랜드 오퍼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학교와 기성세대를 비판한 작품들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다. 이들의 무대는 허가받지 않은, 그렇기 때문에 검열이 필요 없는 해적방송이다. DJ 해리와 10대 청취자들의 대화에는 성역도 없다. 학교의 비리와 호모 섹스, 자위행위의 묘사가 등장한다. 학교와 반(反)학교를 상징하는 해적방송의 대립은 마침내 한 애청자의 자살로 심화된다. 그러나 앨런 모임 감독과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주장하는 것은 「될대로 되라」는 문구로 상징되는 무분별한 방종이 아니다. 『학교와 사회 등 모든 것이 억압해도 살아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해리의 마지막 메시지야말로 볼륨을 높이라고 주장한 이들의 메시지다. 당시 신세대를 상징했던 크리스천 슬레이터의 연기뿐만 아니라 랩과 록이 섞인 음악도 감상포인트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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