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쓰레기 공해가 심각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쓰레기로 버려진 포장재가 쓰레기 총량의 30%로 음식물 쓰레기와 맞먹는 양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물량이 무려 6백여만t으로 지난 90년에 비해 2백만t 이상 늘었다. 증가속도도 어이없거니와 포장재의 부피를 생각할 때 가뜩이나 쓰레기 버릴 곳이 마땅치 않은 우리 현실에서 무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문제는 포장재쓰레기의 총량만이 아니다. 포장재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포장재 등은 연평균 증가율이 7%다. 그러나 혼합재질이나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쓰레기가 연간 15% 가까이 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언젠가는 썩는다. 그러나 혼합재질의 포장재는 쉽게 썩지도 않는다. 생산 판매 소비관행에 걸쳐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포장재쓰레기 증가의 직접 원인은 물론 업계의 포장경쟁에 있다. 과자류나 화장품 등의 생산업계가 상품을 고급으로 보이게 하려고 호화로운 포장재로 2중 3중 포장을 하고 유통업계도 과대포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내용물이다. 외국의 유명 화장품들은 간단한 종이상자 포장만으로도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어찌 보면 과대포장은 내용물의 부실을 숨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으며 과대포장 비용은 곧 소비자부담이다. 과대포장 상품을 배척하는 운동을 소비자가 먼저 벌여야 한다.
포장재 공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 93년부터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장재쓰레기가 전보다 더 느는 것은 정부가 태만한 탓이다. 쉽게 썩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의 포장재 생산을 늘리고 과대포장 단속을 강화하는 일이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