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정준영/「왕궁수문장 교대의식」본궁앞서 해야

  • 입력 1997년 4월 16일 08시 03분


서울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조선시대 「왕궁수문장 교대의식」 행사가 매주 토 일요일 오후2시에 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서울시 당국의 관광진흥 노력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두어가지 개선점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 대한문 앞의 조선시대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은 역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의 대한문 현판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1906년 친일내각 남정철이란 대신이 써붙인 것이기 때문에 「대한제국」이면 몰라도 보도와 같이 「조선시대」 왕궁수문장 운운은 잘못된 것이다. 굳이 그 의식을 보이고자 한다면 경복궁 본궁앞에서 치르는 것이 옳다. 둘째, 「대한문」이란 현판 글귀의 욕됨이다. 덕수궁 본래의 정문을 폐쇄하고 굳이 지금의 자리에 대궐문을 개설한 것은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한 원구단(원丘壇)을 마주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친일내각을 앞세운 이토통감이 조선 5대궁궐 축소 파괴 방침의 하나로 민족자주독립이란 뜻이 담긴 대안문을 대한문(大漢門)으로 다시 써붙이게 한 것이다. 그런 대한문 현판을 걸어둔채 내외국인 앞에서 몰역사적인 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재고해 봐야할 문제다. 정준영(서울 양천구 신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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