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학교장 추천 입학제」 기대한다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고등학교 평준화조치 이후에도 교육여건이 좋은 고교와 그렇지 못한 고교는 여러모로 차이가 난다.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의 우열을 가리는데 가장 손쉬운 기준은 서울대 진학실적이다. 그래서 각 고교들은 서울대에 한명이라도 더 합격시키기 위해 입시철마다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전국의 1천8백여 고교가운데 올해 서울대에 졸업생을 한명이상 합격시킨 학교는 6백여개교에 불과했다. 3분의 2에 해당하는 나머지 학교들은 서울대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 못한 셈이다 ▼농어촌 등 낙후 지역일수록 서울대 진학은 요원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 원인을 꼭 학생들의 능력이나 자질이 모자란 탓만으로 볼 수는 없다. 대도시 학생들은 수업내용이나 학부모의 지원 등 여러 면에서 훨씬 나은 환경속에서 입시준비를 한다. 달리기경주를 하면서 수십m 앞에서 출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록 「점수」경쟁에서 뒤지지만 낙후지역 학생중에도 특출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있다 ▼이러한 현행 대입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대가 「학교장 추천입학제」를 올해부터 실시키로 했다는 소식은 아주 반갑게 들린다. 정원의 10%내에서 고교당 2명씩 교장의 추천을 받아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등 서류심사와 학생부성적 등으로 신입생을 뽑는다는 혁신적인 내용이다. 수능성적보다는 특정 분야의 재능과 미래 지도자로서의 자질 등에 비중을 두고 선발하는 추천입학제는 잘만 운영하면 우리 교육의 정상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의 열쇠는 오는 11월 실시될 전형이 얼마나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어차피 선발기준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학교측은 지원자의 재능과 성장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추천입학제가 창의적이고 뛰어난 숨은 재능을 발굴해 내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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