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수면중「남성」]하룻밤 3∼5회 정도 일어나

  • 입력 1997년 3월 14일 08시 29분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는 신부가 우연히 잠들어 있는 신랑의 심벌이 발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남편이 꿈속에서 다른 여성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성의 생리」를 모르는 신부는 배신감을 느끼고 급기야 남편을 깨워 따졌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있다. 청소년들은 새벽에 잠에서 깨 보면 남성이 발기해 있어 이를 진정시키느라 고심하는 경우가 많다. 미처 이런 생리를 알지 못한 청소년들은 이런 현상을 당혹스럽게 생각하고 죄의식까지 갖는다. 그러나 이것은 정상적인 남자라면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적 생리현상이다. 태아도 초음파검사를 해보면 잠자는 동안에 고추가 화를 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수면중 발기는 자기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일어난다. 물론 발기부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당뇨병 동맥경화증 척수손상 신부전 등의 신체적 질환이 있으면 수면중 발기가 약해지거나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정신적 원인으로 인한 발기장애 환자는 수면중 발기가 정상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면중 발기검사는 발기장애가 신체적 이상에서 연유한 것인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아내는 방법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수면중 발기는 하룻밤에 3∼5회 정도 일어나며 지속시간은 1회에 20∼40분. 지속시간과 강직도는 사춘기를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한다.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미약하게 일어난다. 수험공부나 야근 밤놀이 등으로 밤늦은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새벽에 보이는 발기는 방뇨와 함께 없어지기 때문에 방광에 충만한 소변 때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방광의 충만은 새벽 발기와 무관하다. 배뇨시에는 요도괄약근이 이완되어 출구가 열리게 된다. 요도괄약근을 위시한 회음부 근육이 느슨해지면 음경내에 충만해 있던 혈액이 열린 정맥을 통해 빠져 나가므로 발기가 시들해지는 것이다. 수면중 발기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발기상태에서는 동맥혈을 통해 발기조직에 산소가 다량으로 공급된다. 그러므로 수면중 발기는 음경조직이 정상 발기기능을 유지하도록 계속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 신이 내려준 선물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잠자는 동안에 코를 심하게 골면서 호흡이 일시 정지되는 사람은 산소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수면중 발기를 온전하게 경험할 수 없으며 결국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발기장애가 일찍 올 가능성이 크다. ☎02―748―9301김 세 철(중앙대 용산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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