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티코 게 섰거라』…불붙은 경차시장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박현진기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 경차(輕車)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연초부터 경차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우의 티코가 경차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현대가 8월쯤 미니밴 스타일의 8백㏄급을 출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경차 개발을 포기하고 다음달 새로 내놓는 프라이드의 보급형 모델을 경차와 비슷한 가격에 출시, 경차경쟁에 가세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와 기아의 이같은 움직임은 8백㏄이하의 경승용차에 대한 각종 혜택으로 티코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차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데 자극받은 것이다. 지난 91년 첫선을 보인 티코는 92년 5만9천대를 정점으로 그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10만3천9백18대로 전체승용차 순위 3위를 기록하는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정부가 △등록세 인하 △채권매입액 경감 △주차료 50%할인 △보험료인하 △고속도로통행료 50%인하 △개구리식 주차허용 등 각종 혜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경제침체에다 기름값까지 크게 올라 소형차 선호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경차를 찾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8백㏄급의 「MX카」를 오는 8∼9월에 내놓을 계획. 경차로서는 국내 처음 미니밴 스타일을 채용한 이 차는 차제높이가 현대정공의 미니밴인 산타모보다 5㎜ 높은 1천6백30㎜이며 길이와 폭도 대우의 티코보다 각각 1백55㎜, 95㎜ 늘렸다. 실내공간을 넓혀 다목적인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현대측의 개발 포인트. 이와함께 수출용으로 개발해놓은 1천㏄ 엔진을 경차의 기준이 상향조정될 경우 MX카에 전량 채용할 복안도 갖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이에 대응해 티코와 별도로 새로운 경차모델을 내년초 출시한다.지난달 누비라 발표회에서 처음 공개된 8백㏄급 「M100」이 그 비밀병기. 기존 승용차와는 완전히 다른 미니밴형태로 높이를 높여 현대처럼 실내공간을 늘리는데 주력했다. 외양은 마치 개구리를 연상시키며 제원은 경차기준인 길이 3.5m와 넓이 1.5m에 최대한 맞출 계획이다. 또 내년에 강화될 유럽안전기준과 북미안전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차체에 별도의 빔을 넣어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대우측은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두 회사와 달리 신규투자없이 1천3백㏄ 프라이드엔진을 그대로 사용한 프라이드 보급형을 다음달에 출시, 경차경쟁에 뛰어든다. 가격은 4백21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기아측은 『티코에 비해 10만원 가량밖에 가격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안전성이 높고 실내공간이 넓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모델은 경차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약점에다 파워윈도 파워백미러 열선 등이 기본사양에서 빠져있어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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