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수없이 널려 있다. 시민들의 통행이 많은 보도나 주택가 골목길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때고 길거리가 마구 파헤쳐지면서 움푹 패거나 울퉁불퉁한 요철발생으로 자칫 잘못하면 발목을 삐기 일쑤다.
그러나 정작 위험한 것은 몇걸음도 떼지 않아 만나게 되는 각종 맨홀이다. 공사를 위해 열어놓은 맨홀 뚜껑을 닫지 않고 방치해 지나는 행인이나 뛰놀던 어린이가 실족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불쑥 튀어나온 돌출맨홀에 걸려 넘어져 부상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같은 위험은 보도의 맨홀만이 아니고 차도의 맨홀도 마찬가지다. 오토바이를 타고가던 사람이 차도에 돌출한 맨홀 뚜껑에 부딪혀 튕겨나가면서 중앙선을 침범, 마주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까지 있었다. 비슷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일선 행정관서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기관조차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허술한 맨홀관리의 허점을 지적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맨홀관리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지난 6월 서울시가 시내 주요 간선도로 1백곳을 조사한 결과 불량 또는 돌출맨홀이 3백81개나 발견됐다. 서울시의 맨홀을 모두 조사했다면 불량맨홀은 더욱 엄청난 수에 이를 것이다.
상하수도 통신 가스 지하철환기용 지하교통신호용 등으로 설치된 각종 맨홀은 서울시내에만도 30여만개나 된다. 이중 매년 7천∼8천개의 맨홀은 주변 도로면이 낮아지거나 도로접속면에 요철이 생겨 보수가 필요하나 제때 공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국적으로 1백만개가 넘는 맨홀을 제대로 관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맨홀 하나 하나는 안전관리가 허술할 경우 사고와 직결될 수 있다. 특히 보행자 통행이 많거나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될 만한 지역의 맨홀은 철저한 관리가 요망된다.
맨홀사고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관리가 최우선이다. 정기점검을 통해 불량, 돌출맨홀을 가려내 제때 보수해야 하고 뚜껑을 열어놓은 맨홀이나 제대로 닫히지 않은 맨홀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또한 불가피하게 맨홀 뚜껑을 열어놓아야 할 경우라면 주변에 위험표지를 해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막아야 한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모자라는 것이 사회여건이고 보면 어린이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가정과 학교에서 평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과 대처요령 등을 가르치고 생활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전사고의 위험지역이 따로 있지 않다. 집안과 등하교길, 학교와 놀이터 등이 모두 잠재적인 안전사고 위험지역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