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정세변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부쩍 늘고 있다. 북한붕괴론과 같은 급격한 정치변화가 2,3년안에 온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5년 10년 15년 등 좀더 길게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어느 주장이 맞을 지 두고 볼 일이나 공통된 전제는 북한에 의한 불안요인이 급증, 한반도에 이미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존 도이치 미국중앙정보국(CIA)국장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2,3년안에 의도적인 남침이나 경제난에 의한 정권 붕괴, 평화적 통일 추진 등 세가지 길 중 하나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의 정치적 자멸과정이 벌써 시작됐지만 그 과정이 단기간내에 끝나는 게 아니라 대충 15년은 끌 것이라는 견해다. 金正日(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북한 체제가 당장 무너질 조짐은 없다고 조금은 신중한 편이다
▼한국에도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현재와 같은 대남(對南) 적대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등 동북아시아의 「골칫거리」로 상당기간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북한은 결국 경제난과 김정일의 리더십 결여로 자체 붕괴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아직은 2,3년내의 급변을 가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다. 당장 김정일 권력체제에 이상징후가 안보이는 점과 북한의 연(軟)착륙을 유도하려는 주변 국가들의 노력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침 독일을 방문중인 權五琦(권오기)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은 한 모임에서 『통일에 따르는 비용이 크다고 해도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비용은 그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를 했다. 북한이 지금처럼 우리의 국력소모를 겨냥한 적대정책을 계속 취하면서 골칫거리로 남는다면 분단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