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감원불안 근로자, 새 노동법에 더 실망

  • 입력 1996년 12월 6일 19시 57분


요즘 남편의 모습이 왠지 어둡다.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한숨을 내쉬며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잃고 집안에 있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한다. 현재 대기업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직원들간에 「감원대상에 혹시 나도」라는 생각 때문에 모두 초초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노동법 개정안마저 발표되고 보니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며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근로자들이 있으므로 기업가들이 있고 근로자들이 열심히 땀흘리기에 나라가 발전한다는 점을 정부가 더 잘알면서 힘을 북돋워주지는 못할망정 근로의욕을 잃게 한다며 하소연했다. 그런 남편을 보며 무어라 위로할 말이 없었다. 우리나라 남편들이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지만 더 나아가서는 나라를 위해서 한 평생을 희생한다고도 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물가를 안정시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가 이런 법개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법 개정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기업이요 근로자는 피해만 보게 된다는 생각이다. 생산현장에서 열심히 살아온 40, 50대의 남편들이 기업을 살리기 위해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게 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실업자들을 어떻게 먹여 살릴 속셈이란 말인가. 정부의 단견이 한심하다. 윤 희 연(인천 남동구 간석4동 이화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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