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崔영사 피살진상 꼭 밝혀야

  • 입력 1996년 12월 1일 19시 58분


崔德根(최덕근) 주(駐)블라디보스토크 영사가 피살된지 어제로 두달이 지났지만 러시아당국의 수사는 계속 답보상태여서 답답하다. 사건발생직후 러시아당국은 검찰과 경찰 및 연방보안부(FSB)로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등 범인체포에 상당한 적극성을 보였다. 우리는 북한의 개입의혹 때문에 수사가 어려우리라는 예측도 했지만 그러한 초기 수사태도로 미뤄 사건이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솔직히 이 사건이 영구 미제사건으로 넘어가지나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의 수사태도가 점차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초 1개월 후면 나올 것이라고 밝힌 정밀 부검 결과를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에 보낸 2차 수사결과 통보서도 사건 발생직후 보냈던 1차 통보서에 비하면 알맹이없는 의례적인 내용이었다고 한다. 러시아당국의 태도는 사건 자체가 너무 치밀히 계획된 것이어서 수사가 한계에 부닥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북한과의 외교적인 마찰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부검결과를 알려오지 않고 있는 이유도 「북한 배후설」을 뒷받침하는 독극물의 실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없지 않은 상태다. 본란은 사건발생 직후 최영사가 해외근무중 피살된 최초의 우리 외교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러시아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것이 유사범죄의 방지는 물론 러시아 스스로가 치안부재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제 러시아 당국은 「북한의 고리」에 걸려 뭔가 숨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도 더욱 철저한 수사로 범인을 검거하고 전모를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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