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경복궁 복원 단청장 홍창원씨

  • 입력 1996년 11월 15일 20시 42분


「權基太기자」 총독부 건물 완전해체에 따라 경복궁 복원사업이 활기를 더하고 있다. 복원현장에서 단청을 맡고 있는 홍창원씨(41·단청 인간문화재이수자). 86년 이후 10년째 창경궁과 경복궁 단청을 맡아 옛 궁궐에 화색이 돌게 하고 있다. 현재 그는 경복궁 건춘문 단청작업 중이다. 지금껏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왕비침소인 교태전 작업. 이미 일제가 헐어버려 단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일제가 우리 문화재를 촬영해놓은 「고적도보」를 얻어 단청을 확대경으로 들여다봤지요.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그러다 일제가 교태전을 헐어 창덕궁 대조전 천장 재료로 썼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조전에 올라가 플래시를 비추며 온종일 찾아보니 교태전 단청이 보이더군요』 그의 원래 학력은 국졸뿐. 하지만 오랜 단청경력을 인정받아 대학원도 나오고 현재는 대학생들까지 가르치는 「현장박사」다. 그가 단청 1인자인 만봉스님으로부터 도제식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16세때. 남들은 5년만에 잡는다는 족제비털붓을 2년만에 잡았다. 단청을 배우려면 처음에는 돼지털붓, 다음은 말털붓을 거쳐야 한다. 무량사 통도사 등의 사찰 5백여군데와 남대문 동대문 등의 대문들을 칠해왔다. 일본사찰 단청에도 초빙됐다. 우리 궁궐 단청복원을 하면서는 문화재관리국의 지원을 받아 세계최고 수준의 안료를 쓴다. 그는 작업을 하며 문양 하나하나마다 담긴 뜻을 새겨본다. 『교태전 천장에는 용을 그린 사방무늬가 있어요. 아마 왕비께서 누워서 태몽으로 용꿈을 꾸라는 뜻이라 생각해요. 하나하나 단청문양을 완성시켜가면서 저도 각각의 무늬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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